백반증에 대한 한의학 연구는 주로 한약과 침, 약침 등 한방 복합 치료의 효과와 기전을 밝히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백반증의 원인으로는 면역기능이 자신의 색소세포를 이물질로 잘못 인식하고 파괴시키는 자가면역설, 비정상적인 기능을 가진 신경 세포가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주변의 색소세포에 손상을 일으킨다는 신경체액설, 멜라닌 세포가 스스로 파괴되어 백반증이 생긴다고 하는 색소세포 자가파괴설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이 세 학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학설이 우세하다.
백반증의 치료를 위하여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병터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치료, 칼시뉴린 억제제인 Tcrolimus 및 Pimecrolimus와 같은 국소치료제, 단파장 자외선 B(narrow band UVB)나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광치료, 그리고 병변의 진행을 막기 위한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 장기간 안정된 부위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흡입 수포술, 세포 이식술 등의 외과적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으나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최근 연구들은 백반증을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인한 전신 질환으로 보고, 면역 조절을 통한 근본적인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논문들 중 일부는 양방 치료(엑시머 레이저 등)와 한방 복합 치료(한약, 침)를 병행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는 임상 사례를 보고했다. 특히 양방 치료에 큰 반응이 없던 환자들에게 한방 치료를 병행한 결과 뚜렷한 호전 반응이 나타났다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한다. 이는 백반증 치료에 있어 한의학적 접근이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약이 백반증 치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기전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백선피, 향부자, 당귀를 주요 처방으로 하는 특정 한약 처방이 멜라닌생성세포 자극호르몬(α-MSH)의 작용을 촉진해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티로시나제(tyrosinase), TRP1, TRP2 등 멜라닌 합성효소를 활성화시켜 멜라닌 색소 생성을 돕는 효능이 있다는 공동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는 한약 치료의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한의학적으로 백반증은 기혈 순환의 불균형, 간신(肝腎)의 기능 저하, 외부 병원성 요인(풍, 습, 열 등)과 관련된 것으로 본다. 초기에는 풍열(風熱)이 주된 원인일 수 있으며, 만성 단계에서는 간신음허(肝腎陰虛)가 흔히 관찰된다. 환자의 증후군에 따라 맞춤형 약재를 처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간신음허에는 당귀(當歸), 숙지황(熟地黃) 등 보음약이 사용되고, 혈어혈증에는 도인(桃仁), 홍화(紅花) 등 활혈약이 포함된다. 즉, 환자 개개인의 체질, 증상, 병기(초기, 진행, 안정기)에 따라 치료를 조정하며 주로 젊은 환자에게는 풍열을 제거하는 치료가 우선이고, 고령 환자에게는 간신을 보강하는 처방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백반증의 한의학적 치료는 혈열풍열 (血熱風熱), 습열 (濕熱), 기혈허 (氣血虛), 간기울결 (肝氣鬱結), 간신허 (肝腎虛), 혈허풍성 (血虛風盛), 기체혈어(氣滯血瘀) 등으로 변증하여 량혈 (凉血), 청열리습 (淸熱利濕), 익기건비 (益氣建脾), 서간해울양혈 (舒肝解鬱養血), 보간신 (補肝腎), 양혈거풍 (養血祛風), 활혈행기 (活血行氣) 등의 치법을 활용한다.
백반증에 대한 국내 한의학적 처방에서는 기체혈허(氣瘀血滯)의 경우 통규활혈탕 (通竅活血湯)이나 상용약으로 자초 (紫草), 적작약 (赤芍藥), 도인 (桃仁), 홍화(紅花), 천궁 (川芎), 단삼 (丹蔘), 울금 (鬱金), 시호 (柴胡), 백작약 (白芍藥), 삼릉 (三稜), 아출 (莪朮), 방풍(防風), 독활 (獨活) 등의 약재가 사용되고, 간신음허(肝腎陰虛)나 간신부족 (肝腎不足)의 경우 칠보미염단(七寶美髯丹)이나 상용약으로 사원자 (沙苑子), 여정자(女貞子), 하수오 (何首烏), 백질려 (白蒺藜), 구기자 (枸杞子), 숙지황 (熟地黃), 보골지 (補骨脂), 흑지마 (黑脂麻), 상심자 (桑椹子), 육종용 (肉蓯蓉), 산수유 (山茱萸), 맥문동 (麥門冬), 황정 (黃精), 한련초 (旱蓮草) 등의 약재가 활용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연구에서 활혈거어약 (活血祛瘀藥)과 보익약 (補益藥이) 들어간 처방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환자의 체질, 병기(초기/진행/안정), 동반 증상에 따라 약재의 비율이나 추가 약재를 조정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가 심한 환자는 시호나 향부자를 추가해 간기울결(肝氣鬱結)을 완화하여야 한다. 단일 증후군이 아닌 경우, 예를 들어 기혈 부족과 혈어혈증이 동반되면 팔진탕과 혈부축어탕을 혼합하거나 약재를 조합해 처방하는 복합 처방이 필료할 수 있다. 백반증은 만성 질환이므로 수개월 이상의 장기 처방이 일반적이다.
백반증 발병 이론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의 멜라닌 생성 부족 이론 외에, 멜라닌의 이동 및 분포 문제로 백반증이 발생한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며 이에 맞는 한의학적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백반증을 다각도로 이해하고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시도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백반증에 대한 침구 치료 효과를 다룬 논문들의 경우에는 한의학에서 백반증을 주로 '기체혈어(氣滯血瘀)' 등 특정 변증으로 보고, 이에 맞는 경혈에 침 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을 호전시킨 임상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특정 경락과 혈자리(예: 백회, 신수, 족삼리)를 자극하여 기혈 순환을 촉진하고 색소 생성을 유도한다.
한의학적 백반증 치료에서는 색소회복을 목표로 체계적인 증후군 분화와 개인화된 처방을 통해 기혈 순환과 장부 기능을 조절한다. 또한, 침구, 한약, 외용제, 생활습관 교정을 결합한 통합적 접근이 특징이며, 서양의학과 병행 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무작위 대조 시험과 같은 대규모 연구는 부족하며,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한계점도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백반증이 불치병이 아니며,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증례 보고나 소규모 임상 연구에 그치고 있어, 백반증 한방 치료의 객관적 유효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의학 치료를 고려할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여 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예방 및 생활 가이드 |
|---|
| 백반증 악화의 원인이 되는 피부 외상이나 염증, 반복적인 마찰, 염색약 등을 피하거나 주의 |
| 과일이나 채소를 통하여 충분한 양의 비타민을 섭취 |
|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여 일광화상을 포함한 피부 손상을 방지하고 정상 피부색과의 색 대비를 줄이기 |
| 면역력 및 스트레스 관리 |
| 과로를 하거나 피로가 쌓이면 증상 악화 가능성 |
| 백반증은 마찰과 압박을 가할 때, 상처가 있을 때 잘 생기므로 졸리는 벨트. 속옷, 시계 착용 등은 피하고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 |
📚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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